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2016 : collagen type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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COLLAGEN TYPE


이 표현 행위는 작은 전쟁이다. 평면은 절단되고 끈적하게 이어진다. 작가는 남이 만든 것을 먹고 토해내기를 반복하는데, 이 때 토해낸 것들은 아주 얄팍하며, 무엇을 먹었는지 알 수 있을 정도로 커다란 찌꺼기들이 떠다닌다. 표면에서 일어나는 이러한 사건들은 쌓이기를 거듭하여 이미지를 만들어내는데, 자르고 걷어내고 덧붙이고 헤집기를 반복하는 이 이미지들은 몹시 얇지만, 또 아주 깊다. 근거와 질서 없이 버무려졌으나 제거와 생성의 혼란 속에 살아남은 이미지들은 마침내 어떠한 정수를 담고 표면에 드러난다.


이 행위는 전쟁이라기보다 이미지상의 침략에 가깝다. 원본에 대한 빼앗지 않는 노략질이요 소실 없는 분류와 제거인 이들의 작업은 생산적인 포식행위이며, 자신의 소화 방법과 과정을 적나라하게 드러낸다. 다만 이 소화는 분해에서 그치지 않고 변형을 가한 생성을 일으킨다. COLLAGEN이라는 단어는 이 과정 전반을 아우른다고 할 수 있는데, 분해된 이미지들은 작가의 선택으로 다시 결합되어 서로를 얽어맨다.


왕성한 소화-생성력은 그러나, 딱히 생명의 지속을 위한 것은 아니다. 작가의 소화-생성 과정은 자신을 배부르게 하지도 않는다. 뺏어오지 못하는 남의 것에 대한 정복감을 자신의 것으로 만든다는 방법론으로 미봉할 뿐이다. 그리고 이는 소비할 수 있는 수많은 타인의 것들에 둘러싸인 우리 모두가 행하고 있는 모습 그 자체이다. 우리는 이 작업들을 통해 이미지에 대한 소화-생성 과정의 적나라한 해부도를 마주하고 있다.

 


김지윤 (전시평론)

2015 : cartoonical abstract page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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2012 - 2015 : 유락의 정원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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